신윤지_Shin Yun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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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지

Shin Yunji

야행성

우리 사회는 지금 외로움과 고독으로 가득하다. 사각형 뿐인 삭막한 아파트와 끝없는 계단 아래 살아가는 우리는 이미 이런 감정이 너무나도 익숙해져 버렸다. 원래 그랬던 것처럼, 원래 밤을 좋아했던 것처럼. 우리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척하며 검고 작은 마음을 남몰래 달랜다. 무채색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그렇게 또 하나의 무채색 점이 되어 배경으로 흡수된다.

밴드 팔칠댄스(87dance)의 노래 ‘야행성’은 현대인의 마음을 대변하듯 ‘나 원래 야행성이야’라고 반복해 말하고 있다. 영상 속 주인공은 성별, 연령 모두 뚜렷하지 않은 형태로 디자인되어 누구나 본인 스스로를 투영해 감상할 수 있으며, 흑백의 아트웍은 건조한 현실을 연상케한다. 거울에 비친 본인의 여러 얼굴을 보며 혼란스러워하고, 끝없이 추락하고, 또 조명되는 영상 속 인물의 감정선에 집중하며 답답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길 바라는 마음이다.